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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자동차 관세폭탄에 美 클래식카 시장 '된서리'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차에 25%의 수입관세를 매기겠다"는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 위협으로 자동차 시장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의 클래식카 시장까지 된서리를 맞을 위기에 처했다. 수입관세의 표적이 신차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카스쿱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클래식카 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입관세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가 최대 25%까지 오르면 시장의 상당부분을 유럽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 클래식카 시장도 타격을 피할 수 없는 것.

미국 클래식카 시장 규모는 연간 15억 달러(한화 약 1조7,000억 원)다. 미국은 매년 유럽으로부터 대량의 클래식카와 모터사이클, 부품을 비롯한 관련 상품이 수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클래식카를 사치스러운 취미로 여긴다. 반면 자동차 문화가 성숙기에 다다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그렇지 않다. 클래식카 전문 보험사인 해저티 그룹에 따르면 미국 내 클래식카의 평균 구매 가격은 3만5,000달러(한화 약 3,900만 원)정도로, 프리미엄 브랜드 엔트리 모델 가격 수준이다. 수십억 원에 이르는 고가 모델도 거래되는 만큼, 대중적으로 거래되는 클래식카는 더 싸다는 뜻이다.

가격대는 저렴하지만 넓은 저변을 지닌 중저가 클래식카 오너들 입장에서 25%의 수입관세는 치명적이다. 차량이나 부품 가격이 하루아침에 25% 인상되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 완전히 오래된 모델이 아닌 영타이머(차령 15~30년) 차량들도 부품가격 인상으로 인한 여파를 고스란히 받는다.

CBS 뉴스에 따르면 차령 25년 이상의 클래식카 시장은 미국 내 전체 자동차 시장의 5% 정도를 차지한다. 이 시장이 위축되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결코 적지 않을 거라는 전망. 게다가 클래식카의 문화적 간접가치를 고려하면 시장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진다.

이에 일부 빈티지 카 딜러와 애호가들은 미 상무부에 클래식카와 그 부품에 대해 관세인상의 예외 인정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매매 시장 뿐 아니라 정비업과 매매업, 문화사업 등 여러 분야의 종사자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이다.

클래식카 전문 딜러 마크 하이만(Mark Hyman)은 트럼프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이 클래식카와 같은 일부 특수 산업 분야에 잠재적인, 그러나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2.5% 수준인 관세가 10배로 오르면 여러 사업이 파산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품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미국 내 부품 관련 산업은 3,920억 달러(한화 약 442조 원) 규모로, 53만 개 사업장에서 460만 명의 고용을 유지 중이다. 클래식카를 비롯한 부품 수입 관세가 높아지면 이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신차와 중고차를 가리지 않고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호주의 무역 정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경영을 추진 중인 미국 내외 대다수의 자동차 제조사들과 관련 산업분야에서 이러한 정책에 대해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