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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공부] 가변 터보, 트윈 터보, 트윈스크롤 터보

요즘 디젤차의 대부분은 터보 엔진을 답니다. 심지어 가솔린 엔진까지 터보차저가 널리 쓰이고 있죠. 터보차저는 다운사이징 추세에 따라 줄어든 엔진 배기량을 상쇄시킵니다. 이로써 요즘 1.6L 터보는 과거 2.5L 자연흡기 엔진만큼의 힘을, 2.0L 터보는 3.5L 자연흡기 엔진만큼의 파워를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옛날 자동차 업계에는 터보차저가 오직 ‘고성능’을 목적으로 쓰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고성능+친환경’을 골자로 하죠. 이 때문에 예전 터보차저는 그저 배기가스 유속에 따라 고출력 뿜는 일종의 ‘기계식’에 가까웠습니다. 반면 요즘 터보 엔진은 배기가스 양과 속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이 두루 쓰입니다. 이러한 가변형 터보차저는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로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VGT는 왜 쓰는 걸까요?

가변형 터보(VGT)의 탄생 배경
VGT 탄생의 이유는 ‘유연성’입니다. 사실 VGT 아닌 터보차저로 엔진 힘을 좋게 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큼지막한 터빈을 다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하면 저속에서 반응성(힘)이 나빠지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후빨’은 빠를지언정 시내에서는 빌빌거리게 되는 겁니다.

고장 난 터보차저

이런 연유에서 대개의 양산차들은 작은 터빈을 씀으로써 실용 영역에서의 반응성(힘)을 키우는 데 주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스몰 터빈을 쓰면 고회전에서 맥 빠집니다. 힘 좋게 하려고 터보 다는 건데 말이죠. 또 터빈이 과할 정도로 빠르게 돌면 고장 나잖아요? 이를 막으려면 필연적으로 ‘웨이스트 게이트’를 달아야만 했습니다. 일정 이상의 배기가스가 유입될 때는 웨이스트 게이트에서 이를 인위적으로 빼 버리는 거죠.

그렇다면 지금까지 나온 터보차저의 약점을 없애려면 어떡할까요? 스몰 터빈과 빅 터빈의 장점만을 합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이 질문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 바로 가변형 터보차저(VGT)입니다. 가변형 터보차저인 VGT의 핵심은 터빈 배기가스 유입구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 이로써 배기가스 양이 적을 때(저회전)는 통로를 좁혀 유속을 빠르게 합니다. 이러면 저회전에서 반응성이 빨라지겠죠. 반대로 배기가스 양이 많을 때(고회전)는 통로를 넓혀 충분한 배기가스량을 확보합니다. 이러면 고회전에서도 파워풀할 터입니다.

장점이 또 있습니다. VGT를 써서 고회전에서 입구 크기를 틔우면 터빈이 과회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면 웨이스트 게이트가 필요 없어집니다. 구조가 한층 간결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죠. 결국 VGT의 핵심은 ‘구멍 크기를 조절한다’는 것. 혹시 본인 자동차에 ‘VGT’라는 엠블럼이 붙어 있나요? 그것은 당신 차가 구식 터보차보다 반응성과 힘이 좋다는 배지로서 해석하면 될 것입니다.

VGT를 압도하는 트윈 터보
VGT는 저속에서 반응성을 높일 수 있고 웨이스트 게이트가 필요 없다는 게 장점입니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태생적으로 터빈 풍량이 적다면(터빈이 작다면) 고출력을 낼 수 없습니다. 반대로 큰 터빈을 쓰면 저회전 반응성 살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때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작은 터빈이랑 큰 터빈, 두 개를 단다는 거죠. 재미있죠? 터빈이 작아도 단점이 있고 커도 단점이 있으니 아예 두 개를 달아버린다는 거잖아요.

양산차는 이렇게까지 무시무시하진 않습니다

대개의 트윈 터보 엔진은 작은 터빈 하나와 그보다 상대적으로 큰 터빈 하나의 구성을 갖습니다. 저회전에서는 작은 터빈을 돌려 반응성을 끌어올리고, 반대로 고회전에서는 큰 터빈을 돌려 힘을 증폭시키는 것입니다. 요즘은 트라이 터보라고 해서 저회전에서는 한 개, 고회전에서는 터빈 두 개를 돌리는 괴물도 있습니다. 얼마전 BMW는 터빈이 네 개 달린 엔진을 소개하기도 했지요.

이러한 트윈 터보차저는 기술적으로 완성체에 가깝습니다. 터보차저의 단점을 없애버린 거니까요. 그러나 결정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비용’입니다. 터빈이 더 추가되고 그에 따라 주변 부품도 더 달아야 하잖아요. 터빈 두 개를 주무를 수 있는 제어 기술도 복잡해집니다. 결국 이런 비용 부담은 차 값 상승(우리의 부담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트윈 터보 엔진은 평범한 차들보다는 일부 스포츠카와 고급차에서나 접할 수 있는 실정입니다. 자, 그러니까 당신 차에 터보차저가 두 개 있다면 부자(…)이실 가능성이 높겠군요.

장점 볶음밥, 트윈스크롤 터보
트윈 터보는 기술적으로 참 좋은데, 정말로 좋은데 비용이 문제였습니다. 그렇다면 기술적인 약점도 해소하면서 값도 싼 터보차저 기술은 없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 트윈스크롤 터보가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트윈스크롤 터보는 한 개의 터빈을 씁니다. ‘트윈’이라는 단어 때문에 언뜻 터빈이 두 개 이상 달린 것 같지만 오해입니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오직 터빈 입구의 통로가 트윈(두 개)이라는 것입니다. 현대 쎄타 터보 엔진을 예로 들면 1번과 4번 실린더의 배기관 통로 한 개, 그리고 2번과 3번 배기관 통로 한 개를 각각 따로 쓰면서 총 두 개의 입구를 갖습니다. 4기통 엔진의 폭발은 1-3-4-2번 실린더 순으로 벌어지므로 1-4/2-3으로 입구를 쪼개면 1번과 3번, 3번과 4번, 4번과 2번, 2번과 1번 실린더의 배기 행정이 엉키지 않지요. 간단히 말하면 배기가스가 각 실린더 간의 간섭 없이 빠른 유속으로 터빈에 유입될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이로써 트윈스크롤 터보는 높은 반응성과 고출력을 양립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 개의 터빈을 쓰는데도 트윈 터보의 장점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 트윈 터보의 단점인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훨씬 자유롭습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실린더 내부 온도를 더 낮출 수 있다거나 배기온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메리트도 있습니다. 공연비(air/fuel ratio)를 한층 희박하게 세팅하는 것도 가능해지지요.

더욱 확대되는 터보 엔진
지금까지 최신 터보차량의 트렌드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았습니다. 여기서 더 깊이 파고 들면 더 재미난 얘기가 있는데요. 이 부분들은 향후 영상 콘텐츠로 준비해 보겠습니다. 아, 내용이 어렵다거나 “남 얘기 같다”며 넘어가지 마세요. 만일 여러분의 차가 디젤차라면 터빈이 달려 있을 가능성이 100%에 수렴하니까요.

물론 가솔린차 역시 터보 달린 엔진 보급률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국산차 메이커들까지 다운사이징한 가솔린 터보를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울 정도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이제 쏘나타나 아반떼에 터보 달리는 게 어색하지 않잖습니까? 심지어 차세대 제네시스 G80마저 터보 엔진을 기본으로 한다니 대세를 알 만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당신이 타는, 또는 당신이 앞으로 타게 될 차의 터보에는 어떤 기술이 숨어 있는지 체크해 보시죠.

정상현

정상현 기자

jsh@encarmagazine.com

미치광이 카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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